고택사진

중요민속문화재 제 279호 만산고택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한 만산고택은 조선 말기 문신으로 통정대부와 중추원 의관, 도산서원장을 지낸 만산 강용(晩山 姜鎔 1846-1934) 선생이 지은 집으로 중요민속문화재 제279호로 지정되어 있다. 
11칸의 긴 행랑채와 솟을대문을 지나 마당을 들어서면 정면에 사랑채가 있다. 사랑채는 사랑방과 대청마루, 조상의 신위를 모신 감실로 이뤄져 있다. 이 사랑채와 붙어 ‘ㅁ’자형으로 안채가 뒤로 배치되어 있는데, 안채는 대청을 중심으로 안방과 상방, 부엌, 중방, 중방 남쪽으로 고방이 늘어서서 안마당을 둘러싸고 있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안채에는 토속 민간신앙을 반영하는 성주단지와 용단지가 모셔져 있는데, 지금까지도 이곳에서 성주제사가 치러지고 있다. 사랑채 오른쪽에는 이 집안 아이들이 공부하던 서실이, 왼쪽에는 담을 둘러 손님을 맞이하던 칠류헌이 있다.
 만산고택에는 건물마다 현판이 걸려있다. 이 현판들은 각 건물에 담긴 뜻을 이해하고 음미하는 길라잡이가 된다. 사랑채의 처마 아래에는 ‘晩山’(만산)과, ‘靖窩’(정와), ‘存養齋’(존양재)라고 쓴 현판이 걸려있다. ‘만산’은 흥선대원군이, ‘정와’는 강벽원 선생이, ‘존양재’는 3.1운동의 33인 중 한 명이 오세창 선생이 쓴 것이다. 서실에 걸린 ‘문필과의 밝고 깨끗한 인연’이라는 의미의 ‘翰墨淸緣’(한문청연)은 영친왕이 8세 때 쓴 글씨이다. 칠류헌에 걸려 있는 오세창 선생이 쓴 ‘七柳軒’(칠류헌)이라는 현판에서는 요일이 순환한 듯 언젠가는 국운이 회복될 것을 염원했던 강용 선생의 국운회복의 열망을 읽을 수 있다. 이밖에도 ‘白石山房’(백석산방) ‘四勿齋’(사물재) 등의 현판이 있다.